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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역학

열역학 공부_성질 그리고 상태

① Intensive and Extensive properties

우리말로 각각 시강성질(세기성질), 시량성질(크기성질)이라 한다. 괄호안의 우리말이 좀 더 와닿는 표현인 것 같다.

우선 크기성질은 쉽게 말해서 물질의 크기가 커지면 따라 커지는 성질이다. 대표적인 예로 질량이 있다. 따라서 각 계 사이에 덧셈 연산이 가능하다. 즉 시스템 A와 B의 질량이 각각 1kg과 2kg이면, 시스템 A와 B를 합친 질량은 3kg이라는 것. 부피 또한 크기성질이다.

중요한 건 세기성질이다. 세기성질은 물질의 크기와 독립적인 성질이다. 대표적인 예로 밀도와 온도가 있다. 밀도는 질량을 부피로 나누어 준 값이다. 물 1kg짜리 100개를 더해 100kg이 된다고, 물의 밀도가 바뀌는건 아니다. 열역학적 상태를 설명하는 데 대부분 이 세기성질이 사용된다. 밀도의 역수는 specific volume, 비부피라고 하는데 특별한 언급이 없는 한 열역학에서 사용하는 대부분 부피(기호 V 포함)는 이 비부피를 의미한다.

Intensive는 사전을 찾아보면 집중적인, 집약적인 이라는 의미가 나온다. intense와 유사하다. 하지만 지금 사용된 intensive라는 단어는 이 의미가 아니라, extensive의 반의어이다. 아래와 같이 단어의 느낌을 잡아두면 된다.

Intensive : something within the area, length, or size of something.

Extensive : something without the area, more than that.

해석을 조금 유연하게 해보면, intensive는 어떤 면적당, 길이당, 혹은 크기당 어떤 것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위에서 설명한 세기성질의 설명과 부합한다. 그리고 세기성질을 만드는 방법이 어떤 크기성질을 다른 크기성질로 나누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이해가 가능한 의미이다.

세기성질중에 특히 단위 질량당 성질을 specific property라고 한다. 우리말로 비중, 비열, 비부피 하는 것들이 바로 이 성질이다. specific이 왜 '비'로 번역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용어들을 보면 앞으로 단위 질량당 값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주의할 것은 모든 물리량들이 세기성질과 크기성질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열역학을 공부하는데 딱히 중요한 건 아니지만, 예를 들어 '저항'과 같은 물리량은 두 성질중 어느 것도 아니다. 직렬일때는 크기성질에 의한 덧셈이 가능하지만, 병렬일때는 오히려 각각의 값보다 작아진다.

② State function

상태 함수란 어떤 계의 상태가 어떻게 도달되었는지에 관계 없이 그 상태만으로 결정되는 함수이다. 대부분의 세기성질이 상태 함수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서, 압력은 기체가 1bar에서 10bar로 압축되었다가 다시 5bar로 팽창되어도, 마지막 상태에서 압력은 그냥 5bar이다. 1bar에서 0.1bar로 팽창했다가 5bar로 압축되어도 마지막 압력 값은 5bar이다. 즉 어떤 독립 변수에 관해서 그래프로 나타내었을 때, 각각의 점으로 표현되는 함수이다. 다음 장에서 등적, 등온, 단열 등 많은 열역학적 과정을 살펴볼텐데 상태함수들은 모두 이 과정에 대해 독립적이다 (관련이 없다).

그리고 단일 물질의 균일상에 대해 두 상태 함수(크기성질)가 결정되면, 이 물질의 상태는 하나로 고정된다. 이는 상률과 관련이 있다.

반대로 경로 함수는, 어떤 계가 변화할 때 그 변화 과정에 의존하는 함수이다. 대표적인 예로 열과 일이 있다. 일은 앞서 설명했듯이 PdV의 적분값으로 정의된다. 즉 P-V 그래프에서 넓이에 대한 함수이다. 아래와 같이 같은 두 점을 찍더라도 두 점을 잇는 경로(과정)가 달라지면 넓이는 달라지므로 일은 경로 함수이다.

그리고 일과 열은 전환 가능하므로 열도 경로 함수이다. 주의할 것은 계가 받은 일과 열의 합으로 정의되는 내부 에너지의 변화량은 상태 함수라는 점이다.

③ Equilibrium

평형이란 변화가 없는 정적인 상태를 의미하는 용어다. 반응론에서 사용하는 평형과 의미가 비슷하고, 정반응과 역반응의 속도가 같은 상태이다. 열역학적 관점에서 평형은 이에 더해 거시적인 변화를 하려는 경향, 즉 구동력도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구동력은 어떤 힘의 불균형에 의해 발생한다. 압력과 같은 역학적 힘의 불균형은 일로써의 에너지 전달을, 온도의 불균형은 열로써의 에너지 전달을, 화학 포텐셜의 불균형은 각 상 사이의 물질 전달을 일으킨다. 평형은 이러한 힘들이 전부 balance가 맞는 상태이다.

④ Phase rule

위에서 어떤 순수한 균일상의 두 크기 성질이 고정되면 이 계의 상태는 결정된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 개 이상의 상에 대해서도 일반적으로 정리한 것이 상률이다. 화학 반응이 존재하지 않는 계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지금은 증명 없이 이대로만 알고 넘어가자. 좀 더 일반적인 식으로 화학 반응의 수와 특수 조건의 수를 빼주는 형태가 존재하는데, 나중에 다룰 것이다.

F는 degree of freedom, 자유도라고 한다. 자유도는 계의 나머지 세기성질을 결정하기 위해 우리가 임의로 고정시켜야 하거나, 바꿀 수 있는 세기성질의 수이다. 자유도의 의미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아래 그림을 보면서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우선 물질의 상태는 다음과 같은 2차원 평면에서 점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순수한 물질에 대해  2, 삼중점에서 상의 갯수는 3개이므로 자유도 F=2-3+1=0이다. 자유도가 0이라는 말이 뭘까? 우리가 이 물질의 삼중점이라는 상태에 대해서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 변수가 0개라는 의미이다. 그래프에서 보듯이 삼중점은 점으로 존재한다. 즉 우리가 어떤 변수를 고정시키지 않아도 이미 정해져있는 값이다. 삼중점 그 자체가 이미 물질의 상태라는 말이다.

그래서 물질은 각자 고유한 삼중점을 갖는다. 특히 물의 삼중점에서 온도인 273.16K는 절대 온도를 정의하는 기준이었으나, SI 단위 개편에 따라 현재는 볼츠만 상수 및 기타 기본 상수를 기반으로 한 절대 온도를 정의하고 있다.

이제 을 보자. 점 2와 점 C를 잇는 선은 기화 곡선이라고 되어 있다. 이 때 상의 갯수는 2개이므로 (액상과 기상) 자유도 F= 2-2+1=1이다. 즉 우리가 기화하는 물질의 상태를 고정시키기 위해서는 압력이나 온도 둘중에 하나를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압력을 알면 온도를 알 수 있고, 온도를 알면 압력을 알 수 있다. 나머지 승화 곡선, 융해 곡선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 곡선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변수 하나를 알아야 물질의 상태를 곡선위의 어떤 점으로 특정지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영역 A를 보자. 액상 영역이다. 이 때 상의 갯수는 1개이므로 (액상) 자유도 F=2-1+1=2이다. 즉 위와 같은 2차원 평면 내 임의의 영역에서, 어떤 점을 찍기 위해서는 점을 구성하는 두 좌표 값을 모두 알아야 한다. 이 경우 온도와 압력 둘 다 알아야 하는 것이다. 만약 온도만 알고 있는 경우, 액화 곡선 위로 그 온도에 해당하는 모든 압력을 가질 수 있다. 압력만 알고 있는 경우 융해 곡선 오른쪽으로 그 압력에 해당하는 임계 온도 미만의 모든 온도를 가질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영역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변수 두개를 모두 알아야 물질의 상태를 영역 내의 어떤 점으로 특정지을 수 있다.

다음과 같이 이해해도 좋다. 우리가 연립 방정식을 풀 때 상호 독립인 식과 변수의 수에 따라 방정식을 풀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갈린다. 이때 방정식을 푸는 것이 지금 물질의 상태를 구하는 것과 동일하고, 식과 변수의 수가 같아야 우리는 그 문제를 풀 수 있다. 이 상태가 바로 자유도가 0인 경우이다. 만약 구해야 하는 변수가 식보다 많다면, 우리는 변수를 전부 구할 수 없다. 이 상태가 자유도가 0보다 큰 경우이다. 즉 변수가 식보다 많을 때는 우리가 임의로 변수 하나를 특정한 값으로 정해주어야 풀 수 있다. 자유도가 1일 때 압력이나 온도를 정해주는 것, 자유도가 2일 때 온도와 압력 모두를 정해주는 것이 이 과정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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